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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단, 쉬고] 마침표를 고민하기 전에 쉼표부터 찍자
    • 작성일
    • 2019.08.07
  • 마침표를 고민하기 전에 쉼표부터 찍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의 강릉엠티 후기

    글 | 박철균(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가 속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소문난 바쁜 조직입니다. 일년 365일 계절을 가릴 것 없이 투쟁하고 토론하고 활동합니다. 아니, 차라리 1년 365일이 모자라다는 말이 더 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활동가들 각자 활동으로 정신이 없다보니 힘겨움과 지침이 서서히 깔리기 시작했고, 서로간 마음의 벽도 생겨났습니다. 활동을 통해 세상을 바꿔가면서 활동가의 삶도 같이 좋아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불행하게 되었습니다. 

    바쁘디 바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활동가 모두에게 쉼표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바로 그 때 <일단,쉬고:그룹>의 공고가 떴습니다. 마치 한여름 더위 속에서 참을 수 없는 청량음료의 유혹처럼, 이 쉼과 재충전 프로그램이 열심히 활동해온 전장연 활동가들에게 시원한 촉매제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420 투쟁을 코 앞에 두고 모두의 바람을 담아 엠티 계획이 담긴 지원서를 쓰고, 다행스럽게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로에게 편안한 안식이 되기 위한 엠티 프로그램은 여러 사정과 모두의 이야기 속에서 많은 변동이 있었습니다. 그룹구성원의 범위가 확대되었고, 장소도 바뀌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활동가들은 많은 고민과 논의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함께 결의했습니다. <일단,쉬고>는 활동가들의 쉼을 위해 만들어졌고, 따라서 이 쉼의 의의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엠티를 만들어 가기로 말이죠.



    강릉에 도착해서 우리는 최대한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워크샵처럼 빡빡하지 않도록, 서로에 대해 잘 알기위한 프로그램 사이사이에는 넉넉한 자유시간으로 충분히 쉴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 중에도 서로를 제약하지 않고 서로의 쉼을 침해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2박 3일의 짧은 기간에서도 많은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엠티의 첫 프로그램으로 우리는 가볍게 현재 마음을 사진이나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모습, 머리를 쥐어짜는 사진을 보며주기도 하고, 해바라기 그림을 보여주며 밝은 부분을 찾으려 하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첫 시작은 그렇게 어딘가 숨겨 놓았던 복잡한 자신의 마음을 동료들에게 내보이는 시간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대로 놀고, 하고 싶은 대로 눕고, 하고 싶은 대로 바다를 거닐고, 하고 싶은 대로 마니또와 이야기하고, 하고 싶은 대로 사진을 찍으면서, 우리는 모르고 있었지만, 서로의 마음에 "쉼"이란 단어를 서서히 채워갔습니다. 활동을 하면서 이래저래 충돌하고 갈등이 있었던 활동가와 마니또를 하면서 마음 편하게 각자 좋아하는 것이나 바람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충분히 쉬면서 자신의 삶에 여유를 찾게 되었고, 그 여유가 활동에 마침표를 찍는게 아니라 쉼표가 되어 활동이 계속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하는 활동가도 있었습니다. 2박 3일은 짧기도 했지만, 이후 활동가의 긴 시간을 계속 이어가게 만드는 쉼표로 성공했습니다. 

    솔직히, 진행하면서 많이 걱정을 했습니다. 엠티를 다녀와서도 활동가들에게 마음의 벽과 짐이 남아있으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이 고민은 쉼의 힘으로, 소통의 힘으로 낙관과 희망으로 바뀌었습니다. 같이 활동하는 모두가 함께 쉴 수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일단,쉬고:그룹>으로 장애인운동 활동가들에게 좋은 쉼의 기회를 주신 인권재단사람에 감사드립니다. 여전히 사회곳곳에서 사람을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갖은 힘을 쓰며 활동하는 모든 분들에게 <일단,쉬고>를 추천합니다! 우리의 활동은 그 치열함으로 결실을 맺지만, 그 치열함을 위해서는 시원한 쉼도 필요하고 그 쉼으로 모두가 행복하게 활동할 수 있음을 다른 활동하는 동지들도 알면 좋겠습니다. 



    <일단, 쉬고>는 쉼과 재충전을 위해 활동가 스스로 기획한 여행, 취미활동 등 인권활동가 개인 프로젝트를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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