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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차별데이데이] 힘내라 전쟁없는세상
    • 작성일
    • 2019.02.08
  • 힘내라 전쟁없는세상
    - 2018 평화수감자의 날 후기

    글 | 고동(병역거부자)


    병역거부를 하고 수감생활을 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일상에서 ‘병역거부’, ‘평화’에 대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저 다른 단체보다 많은 액수의 후원을 하고 연중행사(병역거부자의 날, 평화수감자의 날)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것으로 최소한의 활동을 하고 있다.

    평화수감자의 날은 마치 명절처럼 1년에 한 번 병역거부자들과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들을 만나는 자리가 되었다. 평화수감자들에게 엽서를 쓰면서 내가 잊고 있던 병역거부자들의 고통과 활동가들의 고민을 다시 한 번 새기는 자리였다.



    조금은 달랐던 2018년 평화수감자의 날 

    2018년의 평화수감자의 날은 좀 더 특별했다. 올 한해에 헌법재판소에서 병역거부 처벌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렸고, 대법원에서도 무죄 판결을 내렸으며, 이에 따라 병역거부로 수감된 이들 대부분이 가석방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마다 4~6명 정도 국내 평화수감자들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올해에는 국내 평화수감자가 한 명 밖에 없었다. 

    그래서 올해 평화수감자의 날은 그동안 병역거부 운동을 해오던 이들과 지지자들을 위로하고 축하하는 자리였다. 매년 각국의 병역거부자들이 어떻게 힘겹게 싸움을 이어가는지를 공유하는 자리가 이어졌지만, 이날은 20여 년 전쟁없는세상의 활동을 돌이켜보고 축하하는 공연과 연극이 이어졌다. 채식 위주의 뷔페 음식도 더 즐거운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전쟁없는세상과 함께한 활동은 부끄럽게도 많지 않지만, 그래도 평화캠프, 병역거부 선언과 나를 지지해 주었던 사람들. 영등포 교도소에서의 수감 생활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올해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듣고 다 같이 얼싸안았던 순간들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내가 아는 한 전쟁없는세상은 어떤 단체들보다 평등한 논의구조를 가지고 활동에 대한 논의를 이끌었고, 서로를 북돋우는 활동을 해왔다. 초기부터 해온 병역거부 문제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키는 구조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무기 감시 캠페인을 벌이며 활동의 영역을 넓혀온 전쟁없는세상이 자랑스럽다.

    10년 전에 도입되었어야 할 대체복무제, 지금도 방해만 하는 국방부

    생각해보면 10여 년 전에도 이런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노무현 정권 말기에 정부는 대체복무제 도입을 발표했고, 나는 서울 영등포 교도소에서 출소 직전에 그 소식을 듣고 기뻐했다. 그런데 정권이 이명박 정부로 바뀌자마자 국방부는 2008년 12월 24일에 대체복무제 도입을 철회한다는 발표를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국방부는 다시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정부안을 마련하는 중이지만,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10년 전보다 더 후퇴한 안으로 대체복무제를 설계하려고 한다. 사실상 병역거부자들을 처벌하는 대체복무제다. 한국 사회를 좀 더 평화롭게 만들어 보려는 전쟁없는세상이 대체복무 도입 말고도 할 일이 정말 많을 텐데, 국방부가 다시 한 번 장벽을 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

     

    평화운동의 기라성으로 우뚝 솟기를  

    올해 평화수감자의 날에서 봤던 연극에서는 전쟁없는세상이 한국 평화운동의 기라성이 되어 있었다. 전쟁없는세상 공채 현장에서는 지원자 각자가 얼마나 평화에 대해 고민했고, 활동할지를 두고 경쟁했다. 지금 한국의 상황과 연극에서 보여준 장면은 그야말로 천지 차이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 격차를 줄여나가려면 또 얼마나 고민하고 힘을 쏟아야 할까.

    그래도 올해 헌재 판결의 순간, 평화운동의 기라성이 된 ‘전쟁없는세상’을 떠올리며 힘을 냈으면 좋겠다. 그동안 함께 했던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한 걸음씩 나아갔으면 한다. 평화운동의 빛나는 별, 힘내라 전쟁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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